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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증이란? 치료방법은 무엇?

by 사과마을지기 2025.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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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이유로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합니다.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꾸며낸 거짓말을 마치 진실처럼 믿고, 나아가 그 거짓말로 인해 현실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흔히 '허언증'이라고 불리는 증상인데요. 오늘은 단순한 거짓말을 넘어, 의학적 의미를 가진 '허언증(Pseudologia Fantastica)'이 무엇인지, 왜 이런 행동을 보이는지,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며, 어떻게 치료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 사례들을 통해 그 실체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허언증이란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허언증'이라는 말은 과장이나 허풍이 심한 사람을 지칭할 때 사용되기도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공상 허언증(Pseudologia Fantastica)'이라는 용어가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공상 허언증은 약리적, 심리적 이득 없이도 광범위하고 복잡하며 매우 비현실적인 거짓말을 지속적으로 꾸며내고, 심지어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말을 사실이라고 믿는 행동 패턴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 상태를 말합니다. 단순한 거짓말(의도적 속임수)과는 달리,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에 거짓말 탐지기에도 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작화증(Confabulation)'과는 다릅니다. 작화증은 주로 뇌 손상이나 기억 장애로 인해 실제 경험하지 않은 것을 사실처럼 이야기하지만, 환자 스스로는 그것이 거짓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반면 공상 허언증은 뇌 손상 없이도 복잡하고 그럴듯한 이야기를 꾸며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이득을 위해 의도적으로 속이는 '병적인 거짓말(Pathological lying)'과도 구별될 수 있지만, 두 개념이 유사하게 사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2. 허언증의 원인

 

허언증의 정확한 단일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심리사회적 요인과 신경생물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고 싶거나,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강한 욕구가 좌절될 때, 현실을 도피하여 상상 속의 완벽한 자신을 만들어내고 이를 타인에게 주입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 관심과 인정 욕구: 타인의 관심을 끌고 싶거나, 특별한 존재로 보이고 싶은 강한 욕구가 과도한 거짓말을 유발합니다. 이로 인해 일시적인 만족감을 얻기도 합니다.
  • 심리적 회피: 현실의 어려움이나 불편함에 직면하기보다, 거짓된 이야기 속으로 도피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찾으려는 시도입니다.
  • 어린 시절의 경험: 불안정한 애착 관계, 부모의 무관심, 정서적 학대 등 어린 시절의 부정적인 경험이 자아 발달에 영향을 미쳐 허언증의 배경이 될 수 있습니다.
  • 공격적 충동 방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공격적인 충동을 억제하거나, 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허구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 신경생물학적 요인 (연구 중): 뇌의 전전두엽 기능 이상 등 뇌 구조나 기능의 미세한 차이가 충동 조절이나 현실 판단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3. 허언증의 주요 증상

 

허언증 환자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과도하고 복잡한 거짓말: 거짓말의 내용이 매우 정교하고 구체적이며, 광범위한 이야기를 포함합니다. 때로는 마치 소설과 같은 스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 장기간의 거짓말 유지: 한번 시작한 거짓말을 오랜 기간에 걸쳐 일관되게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 자신이 거짓말을 믿음: 가장 핵심적인 특징으로, 스스로 꾸며낸 이야기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그것을 진실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이로 인해 거짓말이 들통나도 당황하거나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일관성 부족: 아무리 정교하게 꾸며낸 거짓말이라도, 장기간 지속되면 앞뒤가 맞지 않거나 논리적인 모순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 주목받고 싶은 욕구: 자신의 거짓말을 통해 타인의 관심, 칭찬, 부러움을 얻으려 합니다. 때로는 연민이나 동정을 유발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 현실 부정: 자신의 실제 상황에 대한 불만족과 열등감 때문에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허구의 세계에 몰입합니다.
  • 타인의 반박에 대한 거부감: 자신의 거짓말에 대해 의심하거나 반박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때로는 분노하거나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 사회적 기능 저하: 거짓말이 반복되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신뢰 관계가 무너지고, 직업, 학업, 대인 관계 등 전반적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4. 허언증의 치료법

 

허언증은 환자 본인이 자신의 거짓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에서 치료가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습니다.

 

심리 상담 및 정신 치료

 

  • 근본 원인 탐색: 허언증의 기저에 있는 낮은 자존감, 열등감, 불안, 외상 등의 심리적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합니다.
  • 현실 인식 훈련: 환자가 자신의 거짓말을 인지하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자아 강화: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거짓말 없이도 충분히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돕습니다.
  • 대인 관계 기술 훈련: 진실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 가족 치료: 가족 구성원들이 허언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환자를 지지하며 건강한 소통 방식을 배우도록 돕습니다.

 

약물 치료 (제한적)

 

허언증 자체를 치료하는 약물은 없지만, 동반되는 우울증, 불안 장애, 충동성 등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등을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환경적 지지 및 교육

 

주변 사람들이 허언증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환자를 비난하기보다 지지하고 치료를 권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짓말을 무조건적으로 받아주기보다는, 단호하지만 온정적인 태도로 현실을 직시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5. 허언증의 실제 사례 (대중적으로 알려진 유형)

 

허언증은 공식적인 정신과 진단명은 아니지만, 유사한 행동 양상을 보이는 사회적, 임상적 사례들이 있습니다.

 

  • 유명인의 학력·경력 위조 사건: 과거 명문대 학력이나 유명 기업 경력을 거짓으로 꾸며내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이득을 넘어, 타인의 인정과 명성을 얻고 싶어 하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 '천재소녀' 하버드·스탠퍼드 동시 합격 사기 사건: 국내에서 자신이 명문대에 동시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일삼으며 대중의 관심과 후원을 받았던 사례가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열등감을 감추고 우월함을 과시하려는 허언증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 SNS 상의 허위 과장: 현대 사회에서는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이나 능력을 실제보다 훨씬 과장하여 보여주려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관심종자(관종)'라고 불리는 일부 사례는 타인의 관심과 '좋아요'에 대한 병적인 집착이 허언증적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 뮌하우젠 증후군 (Munchausen Syndrome)과 유사성: 뮌하우젠 증후군은 '아픈 역할'을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신체 증상이나 질병을 꾸며내는 것입니다. 이는 외부적 이득 없이 관심을 받고자 한다는 점에서 허언증과 유사한 심리적 기저를 가질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 언론에 보도되는 모든 거짓말 사례가 허언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허언증은 의도적인 기만과는 다른 심리적 기저를 가지고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통해서만 이루어져야 합니다.

 

허언증은 단순한 거짓말 버릇이 아니라, 개인의 깊은 심리적 어려움에서 비롯되는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허언증으로 고통받는 당사자나 주변의 가족, 친구들이 있다면, 비난하기보다 먼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현실을 직시하고 건강한 자아를 회복하여 진실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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